지하철에서 내려 1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통로까지는 약 10m 정도의 거리였는데 저 멀리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한 남자가 시선에 들어왔다.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굳이 시선이 간 이유는 내가 아는 영화배우 누군가와 닮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벤 스틸러'씨와 비슷했다. '벤 스틸러'씨가 다이어트를 한다면 저렇지 않을까 싶은 모습이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사실은 동생이에요."라고 말하면 믿을 정도로 말이다. 계단 입구를 3m쯤 놔두고 잠시 멈춰 섰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계단에 몰려서, 시간을 두고 잠시 뒤에 올라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계단엔 왼손엔 지팡이를 오른손은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올라가는 어르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