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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불법주차 근절을 위해 노인들에게 카파라치를 허하라;;

단발머리를한남자 2014. 3. 31. 16:24


집 근처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수업은 주로 오후가 조금 지나면 끝이난다. 그럼 한동안 아이들을 데리러 굳이 좁은 도로에 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들과 학원으로 아이들을 운반할(?) 승합차들로 학교앞은 작은 소동이 일어난다. 요즘은 형광조끼를 입으신 어르신들이 학교지킴이로 많이 계신덕에 특별히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그래도 아직 허리춤에도 오지 않는 작은 꼬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초등학교 앞이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을 보는건 여간 불안한게 아니다;;; 오늘 할 이야기는 이게 아니니 여기서 그만 넘어가고 문제는 이 소동이 끝난 이후다.


때를 기다렸다는듯 어디선가 차량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그동안 어디 숨어있던 차들인진 모르겠으나 그리 넓지도 않은 학교 진입로 입구앞을 막고선다. 그리 넓은 공간도 아닌데. 제아무리 많이 차를 데도 3대면 꽉차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알뜰살뜰하게 불법주차를 마무리 한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 볼일이 있는 사람이나 퇴근하는 선생님들은 길을 막고 서있는 차량들을 피해 빙 둘러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심지어 교내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여간 곤욕스러운게 아니다. 


이 학교주변이 불법주차로 말썽을 부리는건 하루이틀 아니다. 골목골목마다 세워진 차량들과 구석구석마다 숨어서 담배피는 중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m뉴스를 보는 기분이다. 깝깝하다;;; 

학교측에서 뭔가 액션을 취해야 하는건 아닌가하고 생각하던 어느날 현수막이 하나 걸렸다. 그리고 그 날부로 근처엔 자동차가 얼씬도 하지 않고 있다. 현수막의 메세지는 참으로 짧고 강했다. "불법주차차량 범칙금 4만원→ 8만원" ...끝. 상황종료;;;. 깔끔하다. 



얌체같은 불법주차된 차들을 보면 한때 유행했던(?) '카파라치'가 생각난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현장의 차량사진을 찍어 가져가면 적법함을 가려 건당 얼마씩 포상금을 주던 제도 말이다. 요즘에도 계속 시행중인지 모르겠다. 


이 카파라치 제도를 '불법주차단속'에 도입하는건 어떨까 하는것이 이몸의 생각이다. 단, 이 단속요원의 자격은 아무에게나 주지 않는다. 65세 이상의 노인에게만  카파라치로서 활동할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고기반찬만 먹어 배에 기름이 차다 못해 숫도 없는 머리까지 번들번들한 부자 노인들 말고, 하루벌어 하루사는 소외된 계층의 어른들에게만 으로 한정한다. 그럼 전국의 페지노인들의 숫자도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더이상 추운 바람 쌩쌩부는 저녁까지 폐지를 찾아 떠돌지 않아도 될것이고 말이다. 


이젠 페지를 줍기위해 무겁게 수레를 밀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99.000원짜리 디지털 카메라 하나만 손에 들면 끝이다. 싸구려라고 불안해 할 필요는없다. 작품사진 찍는게 아니라 차종과 번호판숫자만 또렸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동안 다녔던 동네 구석구석을 사진에 담는거다. 주인공은 좁은 골목구석에 억지로 주차된 불법차량들. 한국은 이상하게 골목마다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넘쳐나는 나라라서 조금만 부지런해도 페지줍던 때와는 전혀 다른 수입을 올릴수도 있을것이다. 

남들에겐 불편을 초래하는 길을 막고선 한대의 차량이지만 어르신들에겐 '돈'이다. 골목마다 돈이 한푼씩 떨어져 있는것이다. 셔터를 눌러 주워 담기만 하면 되는 노다지 밭이다. 



골목마다 빼곡한 자동차들과 늦은 저녁까지 수레에 실린 박스더미를 애지중지하며 밀고 가는 어르신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조금 황당하게 쓰긴 했지만 생각해볼만하지 않을까...요;; 생활고로 폐지줍는일까지 내몰리는 노인들의 수가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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