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국] 10. 이것은 자전거여행기 입니다^^;;

단발머리를한남자 2013. 1. 13. 14:44



문제의(?)샹차이 국수를 다먹고 이곳 식당에서 날이 밝는 아침까지 기다리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그럴수가 없었다.

뱃속이 이상하다;;;

비록 샹차이파편(?)들을 골라내고 골라내긴 했지만 침을 삼킬때마다 특유의 향이 입안에서 가시질 않았다.

커피한잔 생각이 간절한 순간이었다.

밖을 보는데 내가 있는 정저우기차역 길건너에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빤작이는 노란색 M.

"맥도날드"를 찾았다.


나 말고도 이곳엔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중국인들이 제법 보였다.

대중교통이 끊어져서 밤늦은 시간엔 위험하기 때문에 날이 밝은후 버스가 다니면 집으로 간다고 한다.

맥도날드는 24시간 영업인데다 특별한 주문없이도 적당한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기가 괜찮아, 가끔 이렇게 위기순간에(?) 이용한다고 한다.

물론, 막대걸레를 들고 아까부터 닦은데 또 닦고 계속닦는 직원의 눈치를 견뎌낼수 있어야함은 기본이다.

나와 얘기를 주고 받던 허난성 대학생 '얀링'과 '징싱'도 그들중 한명이었다.

외국인을 만나면 으레 오고가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서로 유창한 영어는 아니었지만 들뜬 호기심을 채우는덴 부족함이 없었다.


얀링과 징싱이 자신들의 학교로 나를 초대했다.

정저우의 빈관가격은 비싸기 때문에 괜찮다면 자신들이 있는 학교 기숙사에서 하루 묵는것도 괜찮다는 것이다.

현지인의 생활문화를 볼수있는 기회를 마다할 내가 아닌지라 냉큼 그들을 따라 나섰다.

자전거때문에 버스를 탈수 없는 나때문에 이 친구들까지 걸어가는 것같아 마음이 좀 그랬다(?).

이렇게 걸어가도 괜찮냐고 물으니 가까워서 괜찮다고 한다.

말이 잘 통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묵묵히 말도없이 따라가기가 뭐해서 평소 궁금하던걸 한번 물어보았다.

"중국사람들 아침에 태극권 안하니?"

"...."

뜬금없다는건 알지만ㅋ....마침 아침나절이기도 해서 혹시나 하고 한번 물어본건데....못알아듣는다;;;;-_-

음....태극권을 중국어 발음으로 뭐라고 하지;;;;;

태국권 훙내를 내보기도 하고 이연걸 이름을 대기도 하고....아침부터 길 한복판에서 판토마임(?)이 이어졌다;;;

"타이치...?" 중국말로 태극권을 '타이치'라고 하는구나....그러니까 아침에 중국사람들 타이치 하지 않냐고....

"견자단...." 견자단이란 이름은 확실히 알아들을수 있었다.

홍콩사람들은 성룡이나 이연걸을 좋아하는데 중국인들에겐 견자단의 인기가 압도적이란다.

자신들도 견자단을 좋아한다나?

그러니까 내 말은 중국인들 아침에 태극....

조용히...학교까지 따라가기로 했다-,.-;;;;


남자들만 쓰는 기숙사라 그런지 역시(?) 겉으로 드러나는 디자인보단 지극히 기능적인 풍경이 눈에 많이보였다.

여기저기 빨래가 널려있는건 당연하고 건물이 낡고 어두워서 그런지 첫안상이 지금까지 지냈던 숙소들이랑 별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남자들만 사는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왠지 위생적으로만 놓고 봤을때 안전을 보장 받지 못할것 같은 막연한 불안함이 가득했다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성의는 고맙지만 역시 너희들이 불편할것 같아" 라고 둘러대며 돌아나오기는 너무 늦었다;;;

건물 구석구석 중국스러운(?) 불결함이 진하게 느껴지는 진짜배기!! 남자 기숙사다...;;


내가 계산한다는데도 굳이 고집을 부린다.

난 한국인(외국인)이고 나를 초대한건 자신들이니 자기가 계산하는게 맞다나..?

어쩜 이럴수가...보자보자하니까 바람직한(?)말만 골라서 하는 친구들같으니;;;ㅋㅋ

세상어느곳이나 학교 구내식당의 스타일은 비슷한가보다.

일단 가격이 저렴하고, 자라나는 학생들이라 그런건지 담아주는 음식의 양이 많다.ㅋㅋ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밥의 '질'보다는 '양'에 목숨걸다보니 이곳이 갈수록 사랑스러워진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입만열면 '착한'말만 하는 얀링과 징싱은 수업을 들어가야한단다.,

마침 나도 시내구경을 나가려던 차라 나중에 다시 보기로 했다.

짐이 없는 자전거를 타는데 날아가는줄 알았다.

들어보면 그렇게 무겁지 않은것 같아도 자전거에 싣고 달릴때 적지 않은 무게이긴 했나보다.

일단 학교를 나서기전에 대학의 정문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것도 '대학이름'이 제대로 보이도록.

혹시라도 내가 지나온길을 기억못해 길을 잃을것을 대비한 조치였다.

사진만 보여줘도 "아~거기?"하면서 길을 안내받을수 있도록...

'방향치'의 '끼'가 있는것도 아니고 지나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가는데 어려움을 겪은적은 없었다.

한국에서도 '주소'하나만으로도 길을 잘 찾아가는편이고...

하지만 이곳은 중국.

간단한 영어가 통하지도 않을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대학이름을 내가 말했을때 내 발음을 알아듣지 못할수도 있다는 사실이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다.

영어나 일본어가 능통한건 아니지만 지금껏 여행하면서 '발음'나쁘다는 소리는 못들었는데...그만큼 현지인에게 단어를 배우면 '흉내'는 제대로 낸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는 통하지가 않더라...전혀;;;;

아,맞다....통하는 말이 있긴있다.

'니하오'라는 인사말과 '셰쎄'라는 감사인사...그리고 '하오츠'라는 맛있다는 말....나머지는 영....어디 시골촌구석에서 올라온 듣도보도 못한 소수민족을 보는듯한 표정으로 생글생글 웃기만 할뿐이다-,.-;;;


한밤중에 도착했던 '정저우 기차역'을 중심으로 주변을 돌아보는데 간밤에는 어두워서 몰랐던 규모와 주변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왜이리도 넓은건지...

기차역을 말하는것이 아닌 주변 시장과 상가들 그리고 중국아니랄까봐 북적북적거리는 수많은 인파들까지...대단하다.

여기저기 구경을 하는건 좋은데....언제부터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 진건지;;;;

제범 땀이 나고 더워서 점심도 해결할겸 시원한 맥도날드를 찾았다.

한국에서도 런치타임때 아니면 얼씬거리지 않던곳인데....;;;;

그동안 지나왔던 동네들은 하나같이 편의점은 커녕 해만 넘어가도 캄캄해지기 일쑤인 작은 시골마을들이 대부분이었다.

눈만 돌리면 나무와 녹음, 논과 밭이 대부분인지라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다고만 생각했다.

어서어서 달려서 '도시'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었다.

그런데...정작 이 커다란 도시속을 거닐다보니 논과 밭만 볼때처럼 재미도없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이상하다...

물론 처음보는 진기한것도 많고 중국여행이라는 들뜬 마음이야 똑같았지만 마음한구석의 정체를 알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는건 분명했다

이게 아닌데...왜이러나...;;;

아무래도 나도 모를는 사이에 모든것이(!) 넘쳐나는 도시보단, 조금은 모자란듯 보이는 느긋한 시골모습에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볼것도 많고 먹을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 곳....잠깐 한숨이라도 돌리려고 쉬려하면 괜히 혼자 도태되는듯한 불편함이 있는 곳....

에어콘이 나오는 시원한 곳에 앉아 빵조각을 씹고 콜라를 후루룩거리다 보니 갑자기 한국이나 지금 있는 이곳이나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도 덥고 그다지 흥미를 끄는곳도 거의 다 둘러본것 같다.

마침 돌아갈 시간도 거의 다된것 같아 여유있게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사진을 찍고 여기저기 구경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너무 멀리 온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길을 따라 달리는데 아까 지나온곳이 아닌것 같은...처음 보는 골목들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심상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것처럼 왔던 길을 돌아나가는 것쯤이야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대수롭게!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가보자 조금만 더....하다가 다시 돌아나오기도 하고, 원점에서 다시 길을 찾아나서기도 하고...오전에는 30분 걸렸던 길이 한시간이 되도록 나올생각을 안한다;;;

할수없이 자전거를 세우고 길을 묻기로 했다.

역시(?) 모른다...못알아 듣는건지 모르는건지;;;;

실실웃음이 나왔다....내가 짐작했던 상황대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전에 길을 나서기전 찍었던 마지막 '히든카드'를(?) 보여주었다.

오호!!....모른단다-_-;;;;

이분은 진짜 거기를 모르는가 보네....;;;;

난감했다.

처음으로, 정말 궤도(?)에서 너무 멀리 나온건 아닌가 하는 불안이 엄습했다;;;;

학교근처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텐데....학교도 꽤 큰것 같던데 어떻게 모르는걸까;;;;

일단 어떻게 해서든 학교근처라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_-;;

이대로 '국제미아'가 될순 없으니 묻고 또 묻는것도 잊지 않고...


이렇게 식겁을 하고 나서 그런가, 밥맛이 꿀맛이다-,.-;;;

여행의 나태함도 좀 사라지고 말이야;;.

저녁 역시 친구들이 사서 맛있게 얻어먹었다.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맥주를 사려는데 그것마저 이 바람직한 중국청년들이 계산해버렸다.

한국인도 손님이 오면 대접하는 기질(?)이 있는데, 중국도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가 않다....자좀심이나 고집도 어찌나 닮았던지ㅋ

좋든 나쁘든, 물론 사고는 없어야갰지만 현지인들과 부딪쳐야 '여행'이 된다.

이몸도 '겁'이 많고 숫기가 없는편이라 쉽지 않지만 천만다행히(?) '호기심'이 이런 핸디캡을 넘어설때가 있어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할수 있었다.

조금만 용기를 내여보자....머 이런거지;;;

식사가 긑나자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했다.

특별히 이름난 곳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뭐라도 보여주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기숙하면서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이라 넉넉치도 않을텐데...(알고보면 부자?-,.-;;;)


여행을 마치고 그날을 추억하면 좀더 감탄하고 감동하며 좋아해주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많다.

좀더 열심히(?) 호들갑떨어가며 설레발 쳤어야 했는데 말이다;;ㅋ

고마워 친구들아^^;;


대학교구내 식당

 



내성적이고 조용조용했지만 견자단과 무술을 좋아한다는 '얀링'

휴대폰을 꺼내 저장된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친구가 돌맹이를 맨손으로 격파하는 장면...;;ㅋ


컴퓨터 교육...?



길을 잃어버릴것에 대비해 찍어뒀던 마지막 히든 카드...ㅋㅋ

이정도면 알아볼 정도는 될것 같은데 왜 다들 모른다는건지...엄청 당황;;;


중국의 도시풍경은 일단 '규모'로 압도함.

무조건 크고, 넓고, 높음...ㅎㅎ

보기에는 그럴듯한데 정돈된지 못한 어수선함이 오히려 정이 갑니다.





혼을 쏙 빼놓는 혼란과 무질서...

하지만 그들만의 룰과 규칙이 느껴지던 시장ㅎ


한밤중에 도착해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정저우 기차역'

크네요...ㅋ



전세계 어딜가나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함을 제공하는 맥도날드.

현지 음식에 고생하던 사람도 치즈버거 하나면 꺼져가던 기력도 다시 살려내지요ㅋㅋ

여행자들의 '쉼터'라고 하고 싶네요ㅎㅎ


봉사활동 중인건지 어떤 행사를 하는건지...물어보고싶었던;;;








학교 근처에 있던 공원....

밤엔 으슥하고 아늑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활용도가(?) 높았던..;;;ㅋ

중국학생들의 소박하지만 고마운 마음 씀씀이가 지금껏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하게 하네요.ㅋ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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