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도] 4. 다시 델리로...

단발머리를한남자 2016. 9. 20. 00:03

이번 이야기는 '흑백사진'입니다. 지난 이야기까지는 컬러였다가 이번편은 흑백으로만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특별히 컬러 또는 흑백 한가지를 선호하는건 아니고 순전히 카메라 성능의 문제 때문입니다. 

제가 가져간 20만원짜리 똑딱이 카메라의 노이즈 처리 능력이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벌건 대낮에는 제법 괜찮은 사진을 만들어 주었지만 실내에 들어가거나 해가 진 저녁 이후엔 깨끗한 사진을 기대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늘지고 검은 부분이 그냥 어둡게, 검게 나와주면 문제가 없습니다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했어요. 

여러 알록달록한 색을 가진 점들이 무수히, 거칠게 분포되는데 이게 '노이즈'입니다. 컬러사진 상태로 보면 알아보기가 수월합니다. 쉽게 눈에 띄거든요.. 사진의 크기를 줄여주든가 아니면 흑백으로 처리해줘야 그나마 볼만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 올라가는 사진은 흑백으로 변환해 올리게 된것이지요;;;.

'델리'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를 탔습니다. 

몇일간 일행들과 함께 움직이며 인도에 적응 기간을 가졌는데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이렇게 혼자 기차를 예약하고 혼자 탈수 있게 된것이 증거지요. 뿌듯했습니다. 뭐든지 가능할것 같았습니다. 혼자 식당에 들어가 돈까스도 시킬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혼자 극장에 들어 갈수도 있을것 같았습니다. 혼자 맥치킨 버거와 감자 튀김도 먹을수 있을것 같았어요-_-;;; 


델리로 향하는 이유는 인도 북부의 산간 마을 '다람살라'로 가기 위함이었습니다. 다람살라는 티벳 망명정부가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거처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 분을 만나고 싶어서 가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그럴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달라이라마는 1년중 절반 이상을 외국에 체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티벳독립을 호소하고 세계평화에 대한 강연으로 바쁘신 분이지요. 무턱대고 인도에 날아온 제가 만나고 싶다고 '반갑습니다'하고 만날수 있는 분이 아닌것이죠. 

어찌됐든 전 다람살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기차라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만 타본 저 로선 인도의 기차는 호기심 덩어리 였습니다. 

제가 탄 '슬리퍼'칸은 침상이 갖춰진 객실 이었습니다. 낮에는 앉아서 이동하지만 취침시간이 되면 좌석을 조작해 침상으로 변형이 가능한 곳입니다. 그리고 수면을 취할수 있는 것이지요.

기차표를 예매할때 왠만한 경우가 아니면 외국인은 외국인끼리 묶어서 좌석을 배정해 줍니다. 때로는 자리 사정이 여의치 않았는지 인도인들 사이에 끼여 이동할때도 있었지만 그건 그것대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인도인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겠어요-_-ㅋ

모두들 다음 행선지에 대한 '예습'에 가이드북을 펼치고 열심히 공부중입니다^^;;

잘 시간이 되면 이런 풍경이 됩니다. 

인도는 밤이 되면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달리는 기차안에선 창밖에서 들어오는 바람도 무시할수 없었습니다. 운이 없어서 창문의 개페상태가 불량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간 밤새도록 바람을 맞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담요나 침낭을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호감을 보이는 인도인들도 많았습니다. 

인도를 비롯해 해외에선 저가 제품을 팔면서 자국에선 고가 제품만 파는 그 회사였습니다. "자국민을 호구로 만드는 곳이야" 하고 말해주고 싶었지만-_-;;;

휴지가 없습니다. 여긴 인도니까요-_-;; 

아침이 밝았습니다. 

간밤의 추위를 모닝 짜이 한잔으로 달래봅니다. 

인도의 복잡하고 정신없는 기차 플랫폼. 이곳에 있을땐 공포였지만 돌아와서는 가장 그리워 하게된 풍경입니다. 

인도 사람들의 이해할수 없던 '느긋함'은 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이런경우 보통, 가장자리나 구석으로 몸을 붙여 자리를 잡을것 같은데 저렇게 아무렇게나 대책없이 발을 뻗고 누워있더군요.. 행여나 사람들이 지나다니다가 발에 치이거나, 밟히거나 하진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기차역을 나와 제가 향한곳은 버스터미널 이었습니다. 다람살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자, 릭샤를 잡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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