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도] 3. 인도에서 티벳 음식을 맛보다

단발머리를한남자 2016. 9. 19. 09:00

역시 블로그 포스팅은 어렵다. 이것 저것 생각나는대로, 먹고, 보고 가본데를 일일이 기록한다는게 쉽지 않다. 역시 파워블로거들은 대단하다;;; 매일매일 부지런하고 꾸준히 글을 올리다니. 일종의 초능력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실 지금 이 인도여행기 3번째 편은 업데이트 하기가 좀 민망하다. 다시 올리는 글이기 때문이다. 전에 올렸을때, 감사하게도 티스토리 홈에 걸리는 영광을 얻었던 글이라 더더욱 재업데이트 하는게 미안하다;;; 그때 이글을 홈에 걸리게 해준 티스토리 관리자분이 이글을 다시 본다면 얼굴이 빨개질지도 모르겠다-_-;;;;

어쨌든 이렇게 다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땅덩이가 큰 나라들은 공원을 만들어도 큼직큼직 하게 만들어 놓는다. 그래서 웬만큼 사람들이 찾아와도 비좁다는 느낌이 없어서 좋다. 이곳 사르나트에서도 고즈넉한 풍경에 취해 시간가는줄 모르고 앉았던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보단 적극적인 사람이 훨씬 많다. 호기심 충만한 사람들 때문에 난감할때도 많지만 친구를 만들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나라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점심을 해결했던 티벳 식당. 난생처음 티뱃음식을 먹게 된 곳인데, 인도라는 나라에서 티벳음식을 먹었다는 사실도 재밌지만 만든사람도 인도인이어서 더 재밌었다. 나중에 정말 티벳음식을 먹었을때 이곳에서 만들어준 음식이 그냥 허투루 만든게 아니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내부는 그냥 공사장에서 쓰는 비닐 가림막으로 천장과 벽을 구분해둔 천막...이었다;;; 건물이 아니었다. 여기가 정말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는곳이 맞는지 몇번이나 확인해볼 정도였다. 음식이 나올때 까지도 제대로 찾아온건지 자신이 없었다. 티벳식당이라고 소개된 곳이지만 내부는 식당이 맞는지도 의심스럽고 주문을 받는 사람도 인도 사람, 티벳스럽게 생긴 동양인은 찾아볼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의 사진이 걸린걸 보면 티벳 맞는데...하면서 3분 간격으로 의심과 확신을 멈추지 못했다;;;

사진을 보면 누구나 긴가민가 하지 싶은데-_-;;; 

성격 급한 한국에서 온 우리는 음식을 주문하고 10분이 지나면서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여긴 인도잖아"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음식이 빨리 나오는거야" '먹성'과 '이성'이 대립했지만 꿋꿋이 기다렸다. 여긴 한국이 아니니까. 외국이니까. 그렇게 기다렸다. 20분이 지날때까지도 느긋하게 보였을것이다. 

하지만 30분을 넘어서면서 대화도 줄어들고 각자의 시선도 딴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천장을 봐도, 바닥을 봐도 딱히 볼것도 없는데...;;; 




40분이 가까워지자 의자에서 일어섰다. 결국 궁금증반 걱정반으로 주방으로 가 보았다. 그랬더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주문한 메뉴를 열심히 조리하고 있는 것이다. 주문에 착오가 있지 않고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건 정상인데 문제는 아직도(?) 만드는 중 이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문한건 티벳음식인 모모(만두)와 뚝빠(일종의 칼국수) . 둘다 밀가루 음식이다. 미리 준비한 만두를 냄비에 올려 찌기 시작하고 만들어둔 반죽으로 면을 만들어 끓이고 있는줄 알았는데...이 분 들은 지금(이제서야) 만두를 빚고 면을 칼로 썰고 있었다. 응??? 

애초에 우리가 주문한 시점에서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을 시작하고 만두소를 만들고 뚝빠의 면을 칼로 썰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주문한 음식을 만들고 있으니 정상(?)인데 난 이들의 모습에서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원래 인도에선 손님맞을 준비를 안하는건가? 원래 주문을 받음과 동시에 음식을 만드는건가?...-_-;;;열대 나라 사람들은 느긋느긋 하다던데 지금이 그런건가?? 등등...

주문을 하고 기다리던 외국사람이 갑자기 주방에 들어서자 수줍게 웃던 그들이 생각난다. 바깥에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건가 싶을 만큼 정성스래 꼼꼼하게 만두를 빚던 그 모습. 


이 아마추어 같은 수줍고 서툰 그들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눈 뜨고 코 베어가는, 빨리하고 완벽하게 일을 해야하는 나라에서 온 나에겐 많은걸 되돌아 보게 만드는 풍경이었다. 

동물과 눈이 마주치면 "안녕?"하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눈을 마주보면서 보란듯이 '응가'를 쏟아낼때도 종종 있으니 놀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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