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국] 04. 이것은 자전거여행기 입니다-,.-;;;

단발머리를한남자 2012. 12. 2. 23:53


눈을 뜨자 간밤에 추웠던 이유를 알수 있었다.

창밖에선 비가 내리고 있다.

'빈관'이었다면  비를 핑계로 하루 더 쉬었을테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얼른 비가 그치기만 바랄수 밖에 없었다.

정 안되면 달리다 눈에 띄는 숙소 아무곳이라도 들어 가기로 생각했다.

참 다행스럽게도 이 몸의 바람대로 빗방울이 잦아 들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어두컴컴했던 하늘도 제법 밝아졌다.

자전거에 짐을 다시 하나씩 챙기고 인사를 드리고 출발.

감사합니다.잊지 못할거랍니다...


비가 가늘어지다 부슬비로 변하면서 도로가 온통 안개로 덮여있다.

안개에 빗길에...'안전주행'을 생각해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거리가 젖어있어서 그리 오래 달리지 않고도 바퀴며 신발이며 온통 흙이 튀었다.

내가 타는 자전거는 mtb자전거라  바퀴에 물받이가 달려있지 않았다.

가끔 온라인상에서 물받이를 장착한 자전거도 본적은 있지만 그다지 필요한 장비일까 싶어 무시했던게 오늘 제대로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큰 데미지(?)를 받기전에 천천히천천히...그저 다소곳이 페달을 밟는수 밖엔 뾰족한 수가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전부터 줄곧 오르막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내리막도 없었던거 같고...오로지 페달의 힘만으로 앞으로 앞으로 여기까지 왔다..

어제까지, 오르막과 내리막이 사이좋게 사람을 시험하던 난이도와는 비교할수 없을만큼 수월하게 달리고 있었다.

기온이 낮고 안개가 짙어 속도를 낼수는 없지만 쉬엄쉬엄 천천히 나아갈수 있는게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안개가 걷힐 생각이 없나보다.

하늘도 금방 눈물을 쏟아낼것처럼 잔뜩 인상만 쓰고 있다.

가도가도 끝이 안보이는 길옆에 시장이 보였다.

그럼 근처에 숙소도 있을텐데... 시간을 보니 아직 해가 지려면 이른 시간이라 조금더 달리기로 했다.

지루한 아스팔트길만 달리다 사람들이 모인 시장을 보니 피로가 싹 가시는것 같다.


아까 시장통에서 숙소를 잡았어야 했나 생각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데 숙소는 커녕 조금만 달려도 보이던 '마을'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 좀더 달려보자...희망반,후회반 요란한(?)심정으로 패달을 밟았다.

텐트를 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데 저 멀리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도 살았다 싶었는지 그제야 긴장이 누그러졌다.

가장 먼저 보이는 빈관으로 들어가 가격을 물었더니 30위안이란다.

엇그저께 내가 하루 묵었던 곳이 10위안이 안됐는데...하는 생각에 당연히(?) "깍아주세요" 하고 말했다.-_-;;

역시 안됨;;;;

벌써 날도 어둡고 자전거여행자임을 강조하며 다시한번 '에누리'에 도전!

최대한 얼굴엔 여유있게(?)난처한 표정을 담아서...;;;;;

작전이 통하였는지 25위안으로 결정;;;

잠자리가 정해지자 이제야 정말 마음이 놓이면서 기분좋은 나른함이 밀려왔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감사합니다ㅎ



날이 밝고 보니 '개'가 많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방범용'이 아닐까 하네요;;


하룻밤 감사히 신세지고 이불도 예쁘게 정리해 두고 출발합니다ㅎㅎ



간밤에 내린 비로 바닥이 많이 젖어 있어서 속도를 낼수가 없습니다;;


으스름한 아침 공기와 운치있는 안개...


공기를 보면 황사는 아닌듯한데 사방이 온통 뿌옇습니다.




일본이 자전거를 타기 좋은 나라라고 한다면 

중국은 자전거가 없으면 안되는 나라인것 같습니다.

정말 넓습니다.

넓어도 너~무 넓습니다....바꿔 달랠수도 없고-_-;;;




자전거 타는 맛이나는 끝없이 쭉쭉 뻗은 중국의 도로ㅋ





한참을 달린것 같은데도 뿌옇습니다.

나아질 눈치가 안보이는...;;




건물도...

'도로'도...

광고판도...

무조건 크기로 압도합니다;;;

저기 지나가는 트럭과 광고판을 비교해보면 그 크기가 짐작되지요ㅋ


바리게이트가 내려와 있어도 '자전거'는 통과...그냥 웃으면서 통과.


중국의 거대한 도시보단 

허름한 건물과 색이바랜 간판, 깨끗하진 않지만 밉지않은 상점들이 있는 이런 작은 마을이 정겹습니다.

사람들도 재밌고 꾸밈없는 중국의 진짜 모습을 보는듯한 흐뭇함도 기분 좋습니다.ㅋ

불량식품스럽지만 맛있는것도 많고요ㅎ


태극기를 달고 다녀도 한국사람이라고 해도 

외국인이란 사실을 이해시키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국엔 사기꾼이 많아서인가요...-_-;;;





여행을 시작한지 몇일 안됐지만 지금까지 묵은 숙소중 가장 사람사는 곳처럼 보였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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