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02.이것은 자전거여행기 입니다:D "죽은음식도살린다는 마법의가루...라면스프-_-"

단발머리를한남자 2012. 1. 11. 10:28










 배낭여행의 필수품  "물티슈"로 세수를 곱게 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길도 넓고, 생각보다 깨끗한 아스팔트도로가 나에게 숨어있던 질주 본능을 깨웠다. 
심지어 쉬는 시간도 3~4시간에 한번 쉴 정도로 달리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끝없이 뻗어있는 길위에서 탁 트인 풍경을 보는것도 재미있었다.
출퇴근 시간 만원 전철...
꽉막힌 도로....어딜가든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한국의 일상은 금세 사람을 질리게 했다. 
동서남북 어딜 봐도 산으로 막혀있고, 산이 없다면 빌딩숲이 당장 시야를 막아서는 한국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그림이었다.





































 중국은 식당과 숙소를 겸업 하는곳이 많다.
1층이 식당이면 그 위층이 대개 숙소로 이뤄진 구조가 많았다.
오늘 내가 찾아낸(?)곳도 그중 한곳이었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께, 손을 포게서 나의얼굴에 대고 자는 시늉을 보이며 방이 있는지 물었다.
방이 있다는것 때문인지 내 행동이 재미있어서 인지 그는 활짝 웃으며 나에게 따라오라는 시늉을 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10위안 이란다.
믿어지지가않아 정말 10위안이냐고 손가락을 펴보이며 제차 확인햇는데 맞단다.
이게 왠 횡제야? 속으로 "앗싸루비아~" 쾌제를 불렀...
...는데  방은 어제보다 상태가 더...아니, 훠~얼씬 않좋았다.OTL
 그곳은 5개의 침상을 갖춘 도미토리 형식의 방....처럼 보이는 곳이었다;;;.(궂이 형식을 나누자면 그렇다는 거다)
쉽게 말하자면 그냥 창고에다 평상5개를 갖다두고, 
세탁은 언제 한지도 모르는 이불처럼(?) 보이는 헝겁들이 셋팅(?)되어 있는 방이었다. 
바닥은 그냥 시멘트 바닥에, 벽은 페인트 칠이 벗겨 지고
천장엔 그냥 노란 백열등에 알 전구 하나만이 덩그러니 매달려 있었다.(거미줄은 덤이었다...;;) 
 그리고 방자체가 뒷마당에 해당하는 후미진 곳에있고 볕도 잘 들지 않는 침침한 곳이었다.
우울하고 눅눅한 기운이 서린, 기분이 꿀꿀해지기 쉬운곳이었다...
귀신이나올거 같은 곳이 아니라 꼭 나와야 할거 같은 분위기였다.;;;
심란한(?) 방 앞에서 그냥갈까 말까 망설이는데...그런 내 눈치를 본 걸까...
사장님이 한마디 하셨다.
"8위안"
 "...!!!!"
'혀~엉!!(형!!)' 
깍아달라 말할까 말까 생각중이었는데 어찌 알고 그리 센스넘치는 말씀을하시는지, 고마움에 나도모르게 부를뻔 했다.;;
안그래도 저렴한 방의 가격이 더 내려갔다.
 지저분한 방이란 사실은 어느새 머리에서 사라졌다.
오히려 오늘하루도 잠자리를 해결했다는사실에 마음이 놓였고 그날의 숙제를 마친것같아 뿌듯함에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역시 돈앞에선 없던 용기도 생긴다.-_-;;ㅋㅋ




 밥 생각이 났다.
어제도 하루 종일 만두와 면만 먹었었다.
오늘도 역시 아침부터 만두를 시작으로 밀가루만 계속 먹었더니 밥이 먹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말이 안통한 다는 것이다. 
수첩에 레포트작성하듯 한글로 메모해갔던 중국말(?)은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되었다.
중국말은 발음뿐아니라 억양의 차이로도 뜻이 전혀 다르다던데 정말 그런것 같았다.

 사장님과 결국 면으로 합의(?)를 보고 테이블에 앉았다.
일기를 정리하며 요리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중국요리의 향신료에 대한 부분이 생각났다.
중국 사람들도 요리에 "샹차이"를 넣어 먹는다던데...;;
 중국에 들어온 첫날!  책으로만 보았던 샹차이에 도전(?)해 본적이 있었다.
한국인들이 적응하기엔 꽤 힘든 맛이라던데...나역시 그 한국인들중 한명이었다.(...;;)
옆 사람의 멱살을 잡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꽤 공격적인(?) 맛이었다.
시럽을 뺀 아메리카노를 서너번 입에넣고 행구기를 반복해도 여간해선 사라지지않을거 같은...
꿈에 나올까 겁나는 충격적인 맛이었다.
제대로 한번 혼이 난 적이 있기에 주방에서 지금 일어나는(?) 요리의 과정에 관심이 가지 않을수가 없었다. 
 쭈뼛쭈뼛하게 주방으로 가보니 사장님과 조수(?)인듯한 꼬마가 주문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절세신공을 펼치고 있었다.(손에서 불만 안나온다 뿐이지 영화"식신"에서 본듯한...;;;)
 "사장님 샹차이는 좀 빼고 요리 해 주세요....네? 아...그러니까 샹차이...샹차이?....샹?차이...샹차?이..."
난 발음뿐아니라 엑센트에도 변화를 줘 가며 의사소통에 최선을 다했다...물론 통하지는 않았다.;;;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으셨는지 미소가 가지 않은 얼굴로 연신 걱정 말라고 말씀하신다.(...그렇게 보였다;)
조수로 보이는 꼬마도 나의 손을 이끌고 의자를 권하며 편하게 앉아 기다리면 된다면서 차를 부어주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아무렴 어떼? 하는 심정으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기로 했다.
설령 샹차이가 나온다고 해도 먹기가힘들다는것이지 먹지 못하는 음식은 아니라는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주방에선 나의 배를 체워줄 요리가 만들어지고 ... 거리에는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길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까지 더해지니 
오늘하루도 무탈하게 마감하는 나에겐 더없이 평화로움으로 느껴졌다.

행복했다.
지극히 단순한... 잠잘곳과 먹을것만 갖춰진 지금의 상황이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내일이 기대되고 또 그다음 날이 기대 되는 긍적적인 힘으로 충만한 순간이었다.







  사장님이 내 설명을 제대로 이해 하셨나 보다.
샹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마땅히 들어가야할 양념도 없었다....;;;
설마...
샹차이를 설명하며 설레발 치던중, 옆에 있던 야채를 잠깐 들었다 놓았던게 실수였다.
처음 당신 가게를 방문한 외국인이...뭐라는건지 알수는 없지만 손으로 '엑스' 표시를 하고, 
손바닥을  설레설레 흔들어 가면서  야채까지 손대는걸 보셨으니....
잘해 줘야 겠단 마음에 정말 잘해 주신것이다..;;;
...
..
.
  그냥 물에 칼국수를 삶은 맛이었다.(그래도 한젓가락, 맛은 봤다;;;;;)
다시 해달라고 하고 싶어도 말이 안통한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쓰일줄은 몰랐지만 한국에서 준비한 비상식량 하나를 꺼내들었다. 
 죽은 음식도 살려 낸다는 바로 그것(?)이다.
스프를 넣어 다시 맛을보니 그나마 먹을만했다. 
너무 황당해서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ㅋ
사장님과 꼬마가 건너 테이블에서 나를 보고 계셨다.
눈,코,입 머리색깔 까지 그리 다른것도 없는데도 한궈런(한국인)이란게 신기한가 보다.
자신이 요리한 음식을 즐거운얼굴(?)로 먹고있는 외국인을 바라보는 사장님과 꼬마의 표정에 흐뭇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사장님, 제가 지금 웃는게, 웃는게 아니거든요...ㅜ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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