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베를린>The Berlin File 2012 by 류승완 하정우,한석규,전지현,류승범

단발머리를한남자 2013. 5. 17. 19:45



영화 <배를린>만큼 재밌다 재미없다로 말이 많았던 영화가 최근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관객들의 영화평은 대체로 딱 떨어지는 편이다. 재미있으면 칭찬을 하지만 기대에 못미치면 가차없이 별로라고 얘기한다. 유난히 ‘입소문'이 흥행과 직결되는 한국영화시장에서 관객들의 반응은 절대적이다.

<배를린>이 사람들의 이목을 끈건 재미가 아니었다.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표절'시비가 먼저였다. 영화가 개봉하자 마자 극장을 나서던 관객들은 누구나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한국식 첩보물의 시작, 한국식 ‘본' 시리즈가 등장했다고 너도나도 칭찬 일색이었다. 

몇일뒤 블로그에 영화후기들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배를린>과 함께 나란히 등장한 낯선 이름의 단어 <차일드44>.

<배를린>이 베꼈다고 하는 소설의 제목이다. 

이 문제는 영화가 상영중일때도 말이 많았지만 대체로 별 문제거리로 취급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창작을 하는 과정에서  나올수 있는 ‘우연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류승완 감독 본인도 결백(?)을 주장하고 있고, 어디까지나 ‘재미가'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표절 주장은 더이상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지 못했다. 



영화를 직접 보고 난후 느낌은 감독님이 참 고민이 많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절했다고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면 인정을 할것인지,아니면 어떻게 둘러칠것인지 고민이 많았을것 같다란 것이다. 이건 뭐 그냥 소설을 갖다 쓴 거 아닌가. 누가 보더라도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영화에서  <차일드 44>를 떠올릴수 밖에 없다. 



이 영화가 <부당 거래>를 만든 감독이 만든게 맞는지 다시 생각해 볼만큼 실망이었다.

재미로만 보자면 <부당 거래>는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니다. 워낙 주제 자체가 어둡고 무거운지라 불편하게 생각할 사람도 많을듯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엔딩도 그다지 희망적이거나 산뜻하지도 않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가고  현실적이라 마음에 들지만...

그럼에도 난 <부당 거래>를 무척 재미있게 봤는데 무엇보다 감독의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서다. 

대한민국의 부조리한 현실을 날것 그대로, 때로는 불편한 모습까지 ‘영화'라는 자신의 무기를 이용해 스크린에 옮겨놓은 시나리오 말이다. 

영화는 관객에게도 비평가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거기다 대종상 영화제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류승완 감독이 더이상 저예산 액션 영화 감독이 아님을 인정받은 영화이기도 했다.

...그랬...는데....<배를린>은 왜 이 모양인가;;;;

제작비 108억은 어디다 쓴걸까...해외 올로케인 만큼 방값이랑 식비에 다 쓴건가;;;;

감독이 무뎌진건지...아님 돈줄을 죄고 있는 제작사의 입김이 영화 진행에 영향을 미친건지 알수가 없다.



‘한석규'나 ‘전지현'에 대한 분량이나 연기에도 아쉬운이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류승법'이다.

왜 하필 ‘류승범'이어야 했나 물어보고 싶다.

어떤 영화에나 주인공이 있으면 반대쪽에는 그에 상응하는 라이벌이 존재 하기 마련이다.

<베를린>에서는 표종성(하정우)이란 주인공의 맞은편에 동명수(류승범)라는 암살자가 등장하는데 ...처음 동명수가 등장할 때부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우직하고 무게감있는 표종성이 기껏 분위기를 잡아 놓으면 동명수가 순식간에 흐뜨려 버린다. 잔인하고 비열한 냉혈한을 연기해야할 ‘류승범'이 그냥 동네 양아치로 밖에 안보인다.  표종성을 상대하기엔 너무 가벼운 느낌이다.

동명수의 아빠(?)는 북조선 인민 무력부란 조직의 실세다. 그러니까 당장 정권을 뒤집어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막강한 실세. 그런 힘을 배경으로 하고 북에서 표종성을 제거하기 위해 오는 킬러가 동명수란 말이다.  그런데 그런 파워가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만한 배경과 계급,위치가 있음에도 수행원(부하)하나 없이 달랑 ‘혼자' 베를린으로 온다니...나참;;;;

자세는 구부정 한데다 말투는 어눌하기 그지 없고 한번씩 빡쳐서 욱!하는 장면에선 영락없이 <부당거래>에서의 양아치검사 그 자체였다.

...좀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었다.  


사진:DAUM 영화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66564 


너무 까기만 해서 멀쩡한 영화를 이상하게 왜곡하는건 아닌지 조심스러워지는데...

영화 자체로만 놓고 보면 극히 ‘평범한’ 액션 영화다. 

누구나 가볍게 빌려서 저녁에 나쵸와 맥주를 손에들고 볼 만한 어디에나 있을법한 무난한 액션영화 말이다. 하지만 소설<차일드 44>가 있는한(?) 거기서 자유로울수가 없다는것도 이 영화의 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포스터만 그럴듯한 액션영화 <베를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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