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멋진 하루>by이윤기 2008 하정우,전도연 찌질하고 궁상맞아도 사랑스럽기만 한 영화

단발머리를한남자 2012. 11. 20. 23:52

영화 <멋진 하루>

"돈 갚아!"

시작하기가 무섭게, 긴말하기 싫으니까 빨리 끝내자는듯한 '전도연'씨의 대사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돈을 갚아야 하는 사람은 남자주인공으로 나오는 '하정우'씨.




1년전 조병운(하정우)에게 350만원을 빌려준 헤어진 전 여친 '김희수(전도연)'.

하지만 어느날 연락도 없이 '병운'이 사라지고 그렇게 1년후, '희수'가 직접 병운을 찾아옵니다.

당장은 돈이 없으니 은행계좌를 불러달라는 '병운', 경마장 다닐 돈은 있으면서 자신에게 갚을돈이 없단게 말이되냐며 맞서는 '희수'.

어떻게든 오늘 당장(!) 빌려준 돈을 받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병운'은 돈을 갚기 위해 그녀와 함께 친구들을 찾아나섭니다.

친구들에게 찾아가 돈을 빌려서 '희수'에게 갚는(?) '병운'.

그런데 찾아가는 친구들이 죄다 여자들...;;;;

황당한 상황과 한심한 '병운'을 보며 "내가 헤어지길 잘했지" ...가뜩이나 베베꼬여있던 '희수'의 마음은 풀어질줄 모릅니다.


두 배우의 연기가 워낙 뛰어나서 그런걸까요?...

영화를 보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극중의 상황이나 이야기전개보다 '병운'과 '희수'라는 두 캐릭터에 빠져드는게 느껴집니다.

실망과 배신감에 '날'을 잔뜩 세운 '희수', 궁상맞고 능청스럽지만 미워할수 없는 남자 '병운'.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 알수 없는 아쉬움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재미있는 영화가 끝나서라기보다 귀엽고 사랑스런 두 사람의 연기와 헤어진다는 사실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영화<멋진하루>는 일본 작가 "다이라 아즈코"의 동명소설 <멋진하루>가 원작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윤기'감독은 서점에서 책을 고르던중 '제목'이 마음에 들어 꺼내 보게 되었고,두 남여주인공에게서 흥미를 느끼고는 영화화를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저같았으면 별 특이사항이(?) 느껴지지않는 평범한 제목이라 그냥 지나쳤을것 같다는..;;;;

그리고 소설을 읽고 나서는 "세상에! 왜 이제야 이걸 본거지!!"라고 땅을 치고 후회할 만큼의 '매력'이 다분한 소설이었습니다.


감독님의 힘인지 연기를 맡은 두 배우의 힘인지 모르겠지만 영화와 원작소설과의 싱크로율이 무척 뛰어납니다.

거기다 세련되고 운치있는 '영상'들까지 더해져 오히려 소설원작을 능가하는 느낌마저 줍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그러니까 그림이 될것같은 괜찮은 풍경이 아니라 너무나 익숙해서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쉬운 주변의 풍경들을 아름답고 특별하게 잡은 영상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현재 <멋진하루>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있는 원작소설은 작가 '다이라 아즈코'씨의 단편집입니다.

영화의 원작으로 쓰인 <멋진하루>도 약 50페이지 전후의 길지 않은 단편소설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전에 과연 어떻게 이 짧은 소설을 가지고 2시간을 채웠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런닝타임이 1시간이 지나면서 갑자기 영화의 리듬이 뚝 떨어지는게 느껴집니다.

짧은 소설을 억지로 늘이다 보니 각색을 할때 없던 짧은 대사도 길게(?)쓸테고, 없던 내용도 만들어 붙일거라는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감독님이 만든 부분과 소설속 내용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론 가장 아쉽고 이해가 안되는 장면이 영화 후반부 할리데이비슨을 몰고 등장하는 '병운'의 사촌입니다.

원작에선 평범합니다....정말 너무 일반적이고 평범한 외모라 영화에서는 변화가 있을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건좀 너무 앞서 간듯한 느낌이네요;;;

원작을 읽을때 '병운'과는 다르게 좀더 현실적이고 생활력이 느껴지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할리데이비슨 이라굽쇼!!!!!

...

..

...네.

맞습니다.

'병운'과는 다르게 '부자사촌'이라는 캐릭터상 할리데이비슨은 이해합니다.

저게 오죽 비싼 물건 이겠습니까...그런데 '떼'로 등장하는 할리 아저씨들은 어쩔건데!!!!!!!!(갑자기 반말?-,.-;;;;)

짧게 등장하지만 제가 느낀 원작속의 '사촌'은 부모의 재산을 이어받아 건물세를 받으면서 생활하는 급할거 없는 사람입니다.

인맥보단 개인적인 성향이 느껴지는...척 보기에도 오지랖넓은 '병운'과는 대치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이렇게 자유롭고 히피스러우며 사람들의 리더삘이 팍팍나는 분은 누구시냔 말이옵니까;;;;;;;


영화를 한번더 본다거나 소설을 한번 더 읽고 나면 느낌이 좀더 정리가 될지 모르겠지만...아무래도 감독님이 영화말미에 뜻하지 않게 남은(?) 제작비를 한꺼번에 갖다쓴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갑자기 액스트라가 떼로 동원돼고 고기파티까지...-,.-


<사진: 네이버영화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69023 >


이렇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불평은 하지만 사실, 영화를 보는데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다지 복잡한 내용이나 관계를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병운'과'희수', 그러니까 '하정우'씨와 '전도연'씨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더 큰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만날때는 지긋지긋(?)했지만 지금은 어떻게 지낼까싶은 연애경험이 있는 분들이 본다면 느끼는 감정또한 남다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코메디 영화가 아님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미소가 가지 않던 영화 <멋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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