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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바람이 분다,당신이 좋다>의 '이병률' 작가님 초청강연회 참석후기^^;

단발머리를한남자 2013. 12. 16. 15:46

이병률 시인 이 부산에 왔습니다. 

네, 맞아요. <끌림> 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여행에세이의 저자 이병률 작가님 맞습니다.

부산 시민도서관에서 연말이라고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더라구요. 글쓰시는 작가님을 초청해 자그마한 강연회 자리를 만든것이지요. 그런데 마침 평소에도 뵙고 싶었던 이병률 작가님이라 "어머, 이건 가야해" 라는 사명감에 불을 짚이더군요;; 참고로 몇일 뒤의 행사는 마술 공연이 잡혀 있다네요. 물론 마술공연은 또 다른 강연팀에서 합니다. 이병률 작가님이 마술 하시는거 아니구요;;


어쨌든 몇일전 이 첩보를(?) 입수하고 당장 클릭질을 시작 했습니다. 입장료도 없고 선착순인지라 날쎈 손놀림만 믿을 뿐이었죠. 다행히 정원안에 들어간건지 와도 좋다는 허락성(?)문자메세지를 받고서야 마음을 놓을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모집 정원이 넉넉하기도 했네요.150명이었거든요ㅋㅋ그리고 정원에 들지 않아도 참석은 가능했습니다.



강연회 시간이 임박했지만 작가님은 보이질 않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얼굴을 아는 것도 아닌데 괜히 주위를 두리번 거리게 되더군요. 

도서관에서 근무하시는 키가 크신 남자 사서분께서 사회를 맡으셨습니다. 긴장과 떨림이 그대로 전해지는 수줍은 목소리에, 버벅대며 읽어내려간 약력소개가 끝나자 기다리던 강연이 비로서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분도 몇줄되지않는 약력을 읽는데 더듬거리는 모습이 무척 신선해 보이더군요. 아마도 평소 말투(부산억양)로 편하게 하셨으면 괜찮았을것을 괜히 서울말을 구사하려 했던게 무리수로 느껴졌습니다;;;(미안요;;)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자  무대 제일 앞줄에서 남자분이 한분 일어서더니 사뿐사뿐 무대로 올라가셨습니다. 

조금 놀랐어요. 

몇분전에 제 옆을 스쳐 앞줄로 걸어 가셨던 남자분이셨거든요. 그럼에도 전혀 몰랐네요;; 목덜미의 회오리 제비초리가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_-

그리고 또 한번 저는 놀라게 됩니다. 

작가님의 부드러운 목소리 때문에요. 흔히 하는 말로 ‘감미로운 목소리’라는 표현을 하는데 딱 그런 목소리더라구요. 시인이자 말랑말랑한 감성의 여행에세이의 저자란건 알고 있었지만 이럴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거기다 미남이시기도 합니다.

잠깐이었지만 여자분들이 성시경씨를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_-;;



오랜만에 들어보는 ‘서울 말씨’가 200석 가량의 조그마한 시청각 교육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강연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몇몇분은 벌써 졸기 시작 하더군요. 이건 강연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데,  민망할 만큼 빠른 시간만에 정신을 잃더라구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서울 억양과 따뜻한 히터 바람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수면제’가 따로 없더군요. 저도 위태위태 했습니다. 졸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뜨는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작가님도 분위기가 지나치게 ‘다운’되는걸 아셨는지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듯 자연스럽게 강연의 주제를 바꾸기도 하셨습니다;;


이병률 시인께서는 ‘시’에 대해 이야기 하고픈 눈치셨지만 오늘 오신 분들은 ‘여행’에 대해 듣기를 원하는 분들이 더 많은것 같았습니다. 여행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자 금세 분위기가 총명해 지는게 느껴졌거든요ㅎ 저도 그중 한명이었습니다^^;; 



강연은 4시부터 6시까지로 2시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한시간은 이병률 작가님의 에피소드를 듣기만 하다가 나머지 1시간은 질의응답 형식으로 바꿔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오늘의 강연은 바로 이 2부(?) 부터가 진짜였습니다;;; 


처음엔 질문을 받으려는데 누가 이곳이 부산 아니랄까봐 경상도 사람 특유의 과묵함 때문인지 조용한 분위기 였어요.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서먹서먹 하다고 해야할까요.ㅋ 

결국 작가님이 ‘역시’ 이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것 처럼 재치있는 진행으로 첫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턴 2명이 손을 들고 그다음엔 4명이 들더니 급기야 시간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할 만큼 활기차게 강연이 이어지더군요. 모두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진건 물론이지요ㅋ



재미 보단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만나고 싶던 관심있는 작가분을 실제로 눈 앞에서 본다는 사실만으로 저는 충분 했거든요. 그분의 말투, 목소리, 생각등을 느낄수 있어 좋았습니다. 대체 이런 글을 쓴 사람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이 조금 풀렸달까요ㅋㅋ


p.s

강연회는 지난 13일에 있었습니다. 네, 금요일이었어요. 그 유명한 13일의 금요일이었죠. 

아쉽지만 강연중 작가님이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거나, 강연장 뒷문이 열리며 ‘난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고함치며 AK47 기관총을 난사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무일 없이 끝난게 아쉽긴 하지만 재밌는 강연이었습니다.

서울은 잘올라 가셨나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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