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by캐서린 비글로우

단발머리를한남자 2013. 3. 11. 12:36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로커>는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입니다.

‘상’을 많이 받은 영화치고 대중이 좋아할만한 영화를 찾아보기는 힘들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은 ‘김기덕'감독의 영화만 봐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죠.
권위있는 해외 영화제에서 상은 많이 받지만 정작 국내에선 흥행과는 거리가 먼 감독입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작품들이 재미가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는 이야기지요.
작품을 평가하는 비평가는 물론이고 직접적으로 돈을 내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만족을 주는 영화도 있습니다.
얼마만큼 그 균형을 조율하느냐가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의 역량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대체 얼마나 잘만들었길레 전쟁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을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전쟁영화’라고 하면 선진화된 무기와 훈련으로 무장된 미군이 세상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악의 세력을 신속 정확하게 응징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거기다 중간중간 눈을 즐겁게 하는 첨단 무기와 관객들이 따분하다 싶을때 적재적소에서 

터뜨려주는 폭발씬을 보여주는게 일반적인 전쟁영화화라고 생각 했습니다.



<허트로커>에선 그런거(?)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첨단무기도 등장하지 않고 고도로 훈련된 합이 딱딱 맞는 특공대원들도 나오지 않습니다.
전쟁영화 하면 떠오르는 빗발치는 총알밭도 나오지않고 혼을 쏙! 빼놓는 박력있는 폭
발씬도 없습니다.



<허트로커>가 ‘재미'가 있다 없다는 딱 잘라 말하기 힘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만 다른분들까지 저랑 같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진짜 행복은 무엇일까?”처럼 한번 이야기하면 끝도 없이 논쟁거리가 양산되는 주제같이
이 영화는 ‘전쟁' 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평화를 위해서 ‘무력'을 행사하는것에 관대한 사람도 있을테고
또 누군가는 그어떤 이유나 상황에서도 “무력"이 정당화 하는걸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느쪽 견해에 가까운 사람이냐에 따라 영화의 반응도 제각각일것입니다.
확실히 말하고 싶은건 재미에 관한건 몰라도, 

아카데미가 그냥 상을 주는건 아니구나 싶을 만큼 잘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전쟁은 마약이다...”라는 말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시작부터 폭발물 해제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리 긴 시간을 할애하는 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는이로 하여금 잔뜩 긴장하게 만듭니다.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이지만 특별한 내용도 없습니다.
이라크에 파견된 폭발물 제거팀의 ‘일상’을 보여주기만 할 뿐입니다.
등장인물도 중간중간 나왔다가 사라지는 조연들을 제외하면 단 3명 뿐입니다.

군인 3명이서 폭발물을 제거하는 일상을 보여주는 영화...
별다른 내용도 없는 이런(?)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다니...할수도 있지만 

캐서린 비글로우란 감독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시간을 떼우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새로이 팀장으로 배속된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제임스'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기분이 묘합니다.
핸드헬드기법으로 촬영된 화면은 시종일관 ‘불안’하게 흔들립니다.
언제 총알이 날아올지 폭탄이 터질지 알수 없는 긴장백배의 전장의 모습을 실감있게 보여줍니다,
극도의 긴장이 흐르던 작전지역에서 벗어나 본대로 귀환한후 그제서야 휴식을 취하는 군인들...하루중 

유일하게 경계와 긴장을 풀수있는 순간이죠.
재밌는건 시종일관 영화에서 눈을 못떼던 관객도 비로소 잔뜩 움츠러 들었던 몸을 고쳐 앉게 된다는 겁니다.
이 과정들이 반복됩니다...죽음의 긴장을 늦출수 없는 살벌한 작전에 투입되었다가 

오늘도 살아 남아 본대로 귀환하고 휴식....다시 작전에 투입....귀환.
영화를 보고 있는 순간에는 이 과정이 적잖이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지습니다.
하지만 어디하나 의미없이 그냥 들어간 장면이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카데미가 어쩌다보니(?)  최고작품상을 준게 아니란 거죠.



저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꺼번에 밀려드는 복잡한 감정의 쓰나미에 한동안 멍했네요.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꼈을까 싶기도 하고
감독이 원한것도 이러한 감정과 질문을 던지기 위함이었나 등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습니다.

우스겟소리로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할때 여자들이 싫어하는 말이 있다고 하죠.
남자들의 군대이야기, 그리고 축구 이야기.
그중 최악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여성분들이라면 재미없게 느껴질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남자분들중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니 쉽게 접근하긴 어려운 영화임엔 틀림없습니다.
이야기의 서사구조나 멋진 장면등을 원하는 분이라면 지루해 하실법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순수하게 ‘영화’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아직 안보신분께 추천합니다.


사진: DAUM 영화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PhotoView



사실 이번에 개봉하는 <제로 다크 서티>를 보기 전에 예습(?)이나 하려고 별생각없이
찾아본건데 ‘기대이상'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둘다 같은 ‘캐서린 비글로우'감독의 작품이죠.
덕분에 <제로다크서티>도 놓치면 아까운 영화로 확신이 섰습니다.
극장에서 보는걸 놓친다 해도 나중에 dvd라도 꼭 챙겨 보고 싶게 만들만큼 ‘캐서린 비글로우'감독의 연출력에  
반하게 만든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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