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찍은 사진 한 장 (내 생애 최고의 사진 찍기)>2012 by윤광준 작은 카메라 예찬

단발머리를한남자 2013. 2. 2. 23:18



카메라만 생기면 다 될줄 알았다.
유지비 부담이 없는 디지털 카메라만 있으면 매일매일 멋진 사진을 찍을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땐 전혀 다른 일이 벌어졌다.
언제 어디에나 카메라를 들이댈것 같던 난, 장면 하나하나를 골라내기 시작했다.
‘이런걸 찍어서 뭐하나’ 해서 안찍고, ‘너무 평범해서' 안찍고 ‘멋진장면이 아니라서' 안찍고...
이래서 안찍고 저래서 안찍고...;;
인터넷으로 본적 있는 ‘그럴듯한' 장면이 아니면 카메라를 꺼내는 일도 없었다.
당연히 카메라를 드는 횟수도, 촬영된 사진의 수도 줄어들어만 갔다.
그렇게 사진에 대한 생각도, 무엇을 찍어야 할지도 모르던 그때 이 책을 만났다.


<잘 찍은 사진 한 장>


이책을 읽으면서 사진에 대한 부담이 많이 사라졌다.
사진은 어려운것도 아니고, 대단한 것도 아닌 누구나 셔터만 누르면 끝나는 쉬운 것 이란걸 알게 해줬다.
거창한 정보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누구나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부담없이 펴들수 있는 ‘사진 에세이'다.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던 책이 ‘개정판'이란 새 옷을 입고 다시 출판되었다.

10년 만 이란다.
나 같이 사진을 동경하고 가까이 하기엔 ‘서툰’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결과일 것이다.
옛날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그건 잘 읽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내용이 쉽다.
프로 사진가지만 쉽게 얘기한다.
특수한 상황의 이야기를 하는것이 아니라 누구나 접할법한 ‘일상'을 예로 든다.
사진을 찍어봤거나 카메라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가 가는 내용들이 많다.





평범해졌다...
개정판을 봤을때의 첫 느낌이다.

아마도 요즘은 워낙 이것과 비슷한 컨셉의 책들이 많아져서 그런것 같다.


10년만에 다시 출판된 책인 만큼 ‘신식(?)’으로 새로 쓴 (수정된) 내용도 많았다.
책에 실려있던 사진도 거의 전부가 새로운 사진들로 교체됐다.
종이도 더 두꺼워지고 질기고 품질도  좋아졌다.
사진의 인쇄도 선명해지고 깨끗해졌다.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것이다.



누가 봐도 더 좋아진 이 책 보다 10년전에 출판된 구식(?)에 더 손이 간다.
종이도 누렇고, 사진도 투박한 초판 말이다.

개정판으로 새로 씌어지면서 삭제된 내용과 사진들이 생각보다 많다.
“왜 이런것까지?” 라고 생각되는 아까운 부분도 가위질 당했거나 사라져 버렸다,
초판이 사진에서부터 카메라의 지식까지 다루면서 내용이 풍성했다면 개정판은 사진에 관해서만 얘기하기로 작정한듯 보인다,
그렇다고 초판의 원고에서 내용을 추가 한다거나 좀더 심도있는 이야기를 하는것도 아니다.
그래서 부실 해진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아무래도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디지털 사진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피 했나보다.

이번 개정판을 통해 처음 <잘찍은 사진한장>을  접한다면 별 상관이 없을수 있다.
초판을 먼저 접했던 사람이라면 허전한 감 을 느낄수도 있을것이다. 


개정판을 보신분은  '초판'도 한번 찾아 보시길 권한다.

지금은 절판된지 오래니 가까운 '공공도서관'이라면 구할수 있을것이다.

투박한 레이아웃과 간혹 촌스런 사진들로 채워진 책이지만 

내용과 감성에서 보자면 한번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쉬운것이다.

셔터만 누르는걸로 끝.

거창한 주제의식도, 완성도 높은 이미지 품질은 프로사진가들의 몫.

부담없이 셔터를 누르자.

한번 지나간 장면은(시간) 다시 돌아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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