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전 Z> by 맥스 브룩스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좀비전쟁'

단발머리를한남자 2012. 11. 5. 23:53

<세계 대전 Z> 

맥스 브룩스(작가) 저, 박산호 역 

황금가지 2008.06.12



<세계대전Z>의 "Z"는 좀비(zombie)의 이니셜이다.

좀비가 등장하는 소설인것이다.

보통 좀비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오로지 좀비들을 살육하는 액션장르를 쉽게 떠올리는데 이 소설은 형식이 좀 독특하다.

이 독특한 형식이 이 소설이 가진 장점이고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무기가 된다.


어느날 갑자기 좀비들이 출현하기 시작하고 이들은 전염병처럼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여기에 인간들의 안일한 대처가  전 세계적인 재앙으로 좀비사태가 커지게 된다.

소설은 세계적인 재앙이었던 좀비와의 전투후 어느정도 안전이 확보된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다.

그리고 세계각지의 정치가,군인,민간인등등의 살아남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취하는 형식으로 소설이 진행된다.

그러니까 독자는 지옥같던 '좀비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을 읽게 되는샘이다.


소설 자체는 신선하고 만족스럽다.

그런데, 아무래도 보고서 형식의 글이다 보니 읽다보면 좀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초반의 긴박한 몰입감에 비하면 중반부 이후부터 좀 쳐지는(?) 감이 느껴지는것도 단점이다.

전세계를 아우르는 정치,경제...그리고 미국의 현재 정치상황등을 풍자, 조롱하는 글들이 많아 현지상황에 대해 알길이 없는 나같은 사람이야 지루한게 당연할것이다.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짧지 않은 소설이고 지루한 부분도 있지만 

책을 끝까지 읽을수 있게 하는 1등공신을 꼽는다면 '번역의 힘'이라고 말하고 싶다.

종종 외국소설을 읽다보면 책을 한국어로 옮긴 역자이름을  다시(!) 보는 경우가 있다.

"대체 누가 번역을 했길레 이렇게 '맛깔나게'글을 옮긴걸까"싶은 마음에 말이다.

이책이 그렇다.

미국소설이 그렇듯(?) 여기서도 상당한 비속어나 은어, 욕이 많이 등장한다.

거기다 인터뷰내용을 옮긴 소설이라 글의 전체가 직접 사람이 말을 하는듯한 '구어체'로 쓰여있다.

잘못하면 소설의 '리듬'을 끊어놓을수도 있을법 한데,  다행히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도 괜찮은 책이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번역을 잘 한것 같다.


'이런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얼마 동안은 내생각이 맞는 것처럼 보였어요. 

불길이 죽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죽기 시작했어요?"


불길이 점차 가늘어지면서, 시들시들해지다가....

(순간 그는 조용했다가 다시 분개하며 인터뷰에 집중했다.)

그걸 생각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하나도!! 

예산삭감과 공급문제같은 이야기로 날 휘두를 생각은 마요!!

유일하게 공급이 부족했던 건 염병할 상식뿐이었어요!!

웨스트포인트,국방대학교, 엉덩이까지 메달을 꿰찬, 별 네 개짜리 똥자루들 중에서 이렇게 말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세계대전Z> 본문중에서...



이책의 장점이라면 허구의 소설이라는걸 알면서도 정말 있었던 이야기처럼 쓴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을 그대로 느낄수 있다는거다.

아마도 작가는 어렸을때, 아님 지금도 꽤나 '거짓말'하나 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만들어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다 '읽는맛'을 더해주는 생생하고 실감나는 번역이 작가의 세계관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개인적으론 '밀리언셀러 클럽' 의 소설 판형을 좋아하는데, 사이즈만 좀더 작게 만들었음 좋겠다.

부피도 두툼한 편이라 책을 손에 집었을때 착 감기는 느낌도 좋은 편이다.

물론 책이 크다보니 글씨크기도 커져서 읽기엔 좋은데 무게가 늘어난다는 점도 단점이 아닌가싶다.

좀비나 뱀파이어같은 장르소설을 좋아한다면 놓치기 아까운 책이니 한번쯤 체크해 보라고 말해주고싶은 소설 <세계대전 Z>다.


p.s

예정대로 라면 올해 말에 영화가 개봉하기로 되어 있었다는데, 재촬영 문제로 내년으로 미뤄졌단다.

이 복잡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어떻게 스크린으로 옮겼을지...

예정된 개봉을 연기하면서 까지 영화의 완성도를 생각하는걸까...보는사람 입장에선 기대가 크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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