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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2 화 흐림,비

단발머리를한남자 2013. 2. 1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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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방도 그런지 모르겠다.

내가 사는 부산은 겨울이란 계절에 있어서 '몹시도 추운 날'이라 하면 크게 2가지로 나눌수 있다.

첫번째는, 도시자체가 바다에 인접해 있어서인지 '바람'이 유달리 많이 분다.

그것도 모질게...;;;쌩쌩;;;

그래서 가뜩이나 추운데 사람을 더 춥게 만든다. 

"추워서 죽을것 같습니다"란 말이 절로 나온다.

때린데 또 때리는것과 비슷한 것이다.

이거라면 일반적인 추위라고 부를수 있다.

또 한가지는 바람은 쎄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아예 안부는건 아니다;;) 온 천지에서 유난히 '냉기'가 느껴지는날이 있다.

위에서 말한 바람불던 날의 '추위'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글자 그대로 '냉기'다.

추위가 주변의 습기까지 없애 버린건지 입술까지 창백하게 말려버린다.

입고 있는 파카도, 바지도 제기능을 못하는게 느껴진다.

...이런식으로(?) 추운날이 바로 '눈'이 올 날씨다.


오늘이 바로 이렇게(!) 추운날이었다.

아침부터 하늘은 잔뜩 찌푸린 회색빛에 거리엔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소설에서 가끔 묘사하는 '을씨년 스럽다'는 날씨가 이런날을 말하는듯 하다.

거기다 사방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냉기...이런날 지각한다고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않고 뛰어가는 사람들은 말은 안해도 죽을 맛일거다. 


오후가 되자 결국 '눈'이 와....야 하지만 역시 눈구경 하기 힘든 부산이라 그런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아닌 비가 분명한데도 내리는 '모양새'가 이상했다.

마치 하늘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것처럼 무척 작은 '물 알갱이(?)'들이 내려 앉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진눈개비'도 아닌것이...;;

다행히 나에겐 우산이 있었다.

잠시뒤, 쌩쌩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가벼운 물알갱이들이 사방으로 요동친다.

하늘에서 '아래로' 내려앉던 비가 이제 '옆에서' 내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우산을 쓴 위에만 괜찮을 뿐이다.

'속수무책'이란 말 이럴때 써도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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