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국] 07. 이것은 자전거여행기 입니다.

단발머리를한남자 2012. 12. 6. 00:11


07. 이것은 중국 자전거여행기 입니다.



자전거에 짐을 셋팅하다보니 어제저녁엔 몰랐는데 1층에 식당이 보였다.

탐스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보자니 그냥 갈수가 없다.;;

만두와 함께 흰 쌀죽-이라고 하기엔 너무 묽고 누룽지(?)라고 하기엔 멀쩡한 쌀밥으로 만든 음식- 으로 아침을 먹었다.

오늘도(?) 어제보다 맛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매일 먹어온(?) 만두중에 오늘이 가장 한국에 가까운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었다;;;

세상에 '당면'이 들어있다(감격ㅠ_ㅜ;;)

지금까지는 야채면 야채,고기면 그냥 only! 고기만 들어 있었는데....그것도 누린네가 가시지 않은 진짜(?)돼지고기;;;;

물론 남기거나 버리는 일 없이 매일 맛있게 그릇을 비우긴 했지만 한번씩 곤란한 음식을 만나는 일이 많았다;;ㅋㅋ

그런데 오늘은...정말 감격이었다.ㅋ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냥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서쪽지방으로 갈수록 식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있다고 한다.

중국인에게 직접 들었던 이야기라 신뢰와 공감이 컸다^^;

우리나라도 전라도지방이 남도음식이란 별칭으로 유명한것 처럼 중국도 산시성의 '시안'이 음식으로 유명하단다.

개인적으론 쓰촨성(사천)지방이 입맛에 잘 맞았다.


아침밥을 챙겨먹길 잘했나보다.

시작부터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대로 등장했다.

날씨도 어제만큼이나 따뜻하고 화창해서 땀을 많이 흘렸다.

그동안 제법 자전거 실력(?)이 늘었는지 평지일때와 오르막일때의 상황에 다른 기어 변속이 훨씬 능숙해진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아직 초보티가 적지 않지만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횟수가 많이 줄어든것 같다.

.

몇개의 마을을 지나고 해가 머리위에 왔을때쯤 '도시'를 만났다.

여기서 '도시'라 하는건 한번 들어와서 이곳을 벗어나는데 3~4시간 이상이 걸리는 큰 지역을 말한다;;;(역시 중국은 넓다;;;)

마침 점심 무렵이기도 하고 이곳을 벗어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거란걸 알기 때문에 먼저 '식당'을 찾기로 했다.

오랫만에 만나는 규모가 큰 도시라 사람들도 많고 자동차수도 엄청났다.

지금까지 국도변만 달려온 터라 앞만 보고 달리면 그만이었는데 이곳에선 한눈팔기가 겁이날 정도였다;;;

적당히 헤메다보니(?)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곳을 발견했다.

오늘 점심은 '챠오미엔'...볶음국수다.

요리를 하는 친구가 25살이라는데 애기 아빠란다;;;

가게밖에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가 아내.

그나마 알고있던 중국어를 - "피아오량(예쁩니다)"- 얘기하니 분위기가 좋다^^;;


에너지를 보충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현재 내가 향하는 방향은 서쪽.

'정저우'가 1차 목적지다.

지금까지는 얌전히 '206국도'만 따라왔지만 이곳에서 새로운 길로 갈아타야한다.

'310국도'

그래서 무턱대고 앞으로만 향할 상황이 아니었다.


초행길이라면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야 하는게 기본!

그렇다고 아무나 붙잡고 "저기 310국도가려면 어디로 가야되요?"라고 물을수는 없는 노릇이다.

부산 한복판-가령 남포동- 에서 자전거에탄채 "저기 서울가려면 어디로 가요?"라고 묻는것과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을 묻는것중 어느쪽이 답변이 빠를까...그런 이치다.

도로상황에 대해선 택시나 트럭과 같은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갑'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생각할수 있는 사람이 '경찰'.-_-;;;


주변엔 길을 물을만큼 차를 세우고 여유를 부리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나가는 택시를 세워서 "아저씨 지금 몇시에요"식으로 길을 물을수도 없고...1시간 이상을 계속 달려왔지만 내가 지금 가는 방향이 맞는지 틀리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었다.

물론 틀리면 다시 길을 찾으면 되니까 큰 걱정은 없지만 길에서 시간을 버리는게 아깝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평소엔 간간히 보이던 교통경찰이 오늘따라 어딜갔나...하는데 마침, 저 멀리 오토바이경찰이 보였다.

사정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나의 몹쓸 영어도 안통하고, 중국어는 어림도 없으므로 손바닥에 '310국도'를(물론'국도'는 한자 로) 써서 보여주었다.

혹시나 몰라서 손바닥을 눈썹높이에 대고 두리번거리는 '연기(?)'도 잊지않았다-_-;;

그리고 이해를 했는지 열심히 앞을 가리키기도 하고 오른쪽으로 꺽는 시늉과 함께 다시 직진하는듯한 손짓으로 최대한 외국인인 내가 이해할수 있게 자세히 설명했다....물론 '중국어'로;;;;;;;-_-

내 표정에서 미소가 점점 증발한다는걸 깨달았나?...아무래도 안되겠는지 펜과 종이를 꺼내 '약도'를 그리기 시작하는 '공안'아저씨.(진작 그러지ㅋ;;;)

약도를 보여주면서 다시 설명...오호!! 이번엔 정말 이해했음ㅋ^^


무사히(?) 새로운 길에 올라섰다.

어차피 같은 '국도'라 별생각이 없었는데...지금껏 달려온 206국도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게 보였다.

오늘까지 줄곧 '포장도로'가 당연한듯 생각했다.

물론 이곳도 잘 포장된 '아스팔트'도로긴 하지만... 뭔가 땟깔(?)이 달랐다;;;

길도 4~6차선이 일반적인 흔한 도로였는데 2차선으로 줄어든데다 주변 풍경마저도 한순간에 '전원일기'스럽게 변해버린것이다.;;

드라마의 시작이 되는 1부가 마무리되고 시즌2가 새로 시작되는것 처럼 눈에 보이는 '비주얼(?)'이 확 바뀌어버렸다-_-;;

차이가 있다면 내용이나 품질면에서 나아진 2부가 아니라...보다 더 적극적으로(?) 열악해진 2부가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고생은 '양반'이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를 바랄뿐이었다;;;




도시의 초입에는 저 멀리 보이는 멋진(?) 구조물이 장식된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가 커서 그런지 한동안 못보던 신기한 풍경들이 많았습니다;;

중국 미용실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역시 차가 많습니다.

공기도 많이 안좋고요.



이런 저런 구경을 하다 시장을 발견하고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에선 잘 안보이는데 이곳이 주변보다 손님이 많더군요.

낯선곳에서, 낯선음식을 대할때 실폐하지 않는법...현지인이 많이 먹는 식당을 찾아라...가 진리인듯 합니다^^


보시다시피 청결상태에 대해서 따지기 시작하면 답이 없답니다ㅎㅎ


"피아오량"

아내 칭찬에 신이 났던 젋은 사장님ㅋ

다른걸 바라고 칭찬한건 아니지만 '양'도 많은 쵸우면을 받았습니다^^;;


보기엔 잘 모르겠지만 또(?) 맛있습니다;;;

볶음국수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건조하고 뻑뻑한 음식이란 생각떄문에요.

근데 이 집에서 먹었던 쵸우면은 촉촉하고 짜지도 않아 입맛에 잘 맞았네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큰 다리도 지나고 '거대한(?) 길'도 몇개나 지났습니다.

간혹 GPS를 장착한 자전거여행자도 보이는데...전 그정도까지 스마트하진 않네요ㅋ

덕분에? 여기 저기 지도를 보이면서 길을 묻습니다ㅋ

이렇게라도 현지인과 말을 섞어보는게 여행의 재미죠 ^^;;

너무 술술 풀려도 재미없답니다.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도시;;ㅋ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자전거 여행자는 어느곳에서나 눈에 띕니다.

부끄러울 따름이지요-,.-;


지금껏 보았던 국도상의 한가로운 풍경과는 전혀 다른 도시의 모습입니다.

트럭,버스,자가용,택시,자전거,스쿠터...보행자들까지.

여러모로 복잡한 도시풍경입니다.ㅋ

...

.

이렇게 말하니까 제가 시골(?)사람같지만  저도 '부산'이란 도시사람인데-_-;;;ㅎ



구경할것도 많고 들어가볼곳도 많지만 혼자하는 여행이라 자전거 혼자(?)밖에 두기가  불안하네요;;

무척 아쉽습니다ㅎ


상하이에 있는 동방명주와 너무 비슷했던 거대한 타워.

가까이 가보고 싶었지만 얼른 도시를 벗어나는게 주어진(?) 임무라...


"오!! 셰셰^^"...하고 약도를 받아들었는데 죄다 '한자!!!'

허허...난 지금 중국에 있었지...;;;당연한것에 놀라긴;;

결과적으론 이 약도를 보고 310국도를 찾는데 성공했답니다ㅋ

사실 '공안'이라 하면 그들의 권위의식때문에 반감이 있었는데 다행히 제 편견을 날려주시는 분을 만나 반가웠습니다ㅋ


중국들어와서 처음보는 앤더슨할아버지ㅋ


역시 중국에서 처음보는 메이커?자전거샵.

이후에 자이언트나 기타등등의 전문샵들도 몇번 봤답니다.ㅋ



야호! 드디어 310국도를 찾았습니다.ㅋ


좁지는 않지만...좁아진 도로와 질서정연한 가로수들이 인상적인 새로운 국도와의 만남입니다^^;;

워낙 밭이 넓어서 그런지...우리나라 시골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참, 목가적인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사방이 푸른 초목과 풀...멀리서 전해지는 '구수한'시골내음(?)까지...전원일기 스럽습니다;;



"수고하십니다"

웃으면서 그냥 통과


처음으로 표지판에서 제가 가는 '정저우'란 글씨를 만났습니다.

300km정도는 더 남았네요.

이젠 앞만보고 310국도만 따라 가면 됩니다.




가끔 봤던 합성같던 장면을 눈앞에서 직접 확인하는 순간...-_-;;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달려왔던 도로와는 뗏깔(?)이 다르지요?-_-;;;;;

먼지가 자욱...합니다;;ㅋ


오늘도 해가 지기전에 체크인했습니다ㅋ

가격은 10위안!!

어제랑 동일한 가격임에도 비교가 안되게 깨끗합니다(재수!!)

거기다 '온수'까지!!

가장 좋았던건 1층!!(자전거 들고 안옯겨도 된다는..^^;;)


보람찼던 하루를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마감합니다.

그리고 저녁먹으러 근처 식당을 찾습니다.


저 기름때와 시커먼 그을음 보이시나요-_-;;;ㅎㅎ

아저씨 머리 언제 감으셨나요;;; 왁스바르신건 아닐텐데 너무 떡...지셨다;;;;


이때만 해도 저는 몰랐답니다.

제 머리도 저렇게 될거란 사실을 말이죠;;


사실 조명 때문에 더 열악해 보이긴 한데...진짜 열악합니다;;;ㅎㅎ

바닥도 그냥 비포장 흙바닥이에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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