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도] 14. 여행의 끝, 집으로 갈 시간

단발머리를한남자 2016. 10. 6. 20:07

날이 밝았습니다.  또 어디를 가볼까 하고 콧노래 흥얼거리며 숙소를 나서야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돌아가는 날, 그러니까 이제 집으로 가야할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인도에 도착해 식겁하면서 돌아갈 비행기 날짜 확인만  하루에 12번씩 하던게 엇그제 같은데 벌써 돌아가야 하다니. 뭔가 어전하고 아쉽습니다.  

귀국행 비행기는 델리 외곽에 위치한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으로 가야합니다. 그곳까지 가는 방법은 릭샤 또는 택시를 이용하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저는 배낭여행자라는 분수에 맞게(?) 저렴한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셔츨버스의 정류장은 세련된 쇼핑가가 많은 코넛플레이스에 있습니다. 코넛플레이스는 지명도가 높으니 지나가는 아무 릭샤를 붙들고 물어도 모른다고 하진 않는 곳입니다. 

여기서 참고로 한가지 얘기 하자면 인도인들은 'YES' 라는 의미의 재스쳐로 고개를 갸우뚱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글쎄' 또는 '잘모르겠는데' 할때 잘 하는 그 갸우뚱 하는 행동이 인도인들은 '알겠다'는 표시 인 것입니다. 코넛플레이스로 갑시다 하고 말하는데 벌써 5명째 고개만  갸우뚱 하기만 한다고 열받으면 안된다는 말씀이죠;; 물론 집에 돌아갈때 쯤이면 인도인들의 느긋함을 많이 배웠을테니 그럴일은 없겠지만.

작열하는 태양, 매케한 매연, 혼을 쏙 빼놓는 여기저기서 울리는 자동차 경적소리. 정돈되지 않은 거리와 교툥체증...그럼에도 늘 웃으며 여행자를 바라봐 주는 인도 사람들. 정말 잊지 못해요. 언제고 기억할겁니다. 돌아갈 날이 돌아오니 정말 아쉽네요.

깨끗하고 예쁜 여행지의 사진이 아니라 이렇게 '날것 그대로'의 사진들이 그곳을 더욱 그립게 만듭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지금까지 가난하게 여행을 했지만, 정작 이곳까지 비행기를 타고온 저는 가난하지 않은지도 모를 일입니다.   

델리의 유명한 여행자 거리인 빠하르간지 입니다. 여행자 거리 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태국의 카오산로드를 떠올리지만 그곳을 생각하고 이곳을 방문하면 큰일 나는 곳이기도 합니다-_-;; 전혀 다르기 때문이죠. 차라리 남대문 시장에 자동차가 다니고 소 와 개를 풀어 놓는게 더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실 왜곡 사진, 전문 카메라 캐논;;;; 

인도의 컬러풀함을 정말 아름답고 예쁘게 담아내니 칭찬 받아 마땅하지만 그래도 이건 리얼 인도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라 마냥 칭찬만 하기 어렵습니다. 카메라를 탓하는건 아니고 기계적인 특성이 그렇다는 말이지요. 참고로 저는 지금도 캐논을 쓰고 있습니다;;; 

작열하는 태양과 땀, 먼지와 더위가 철철 넘치는 공간인데 색감이 너무 예쁘니 현실적이 못하다는 것이지요. 사진만 보고 '나도 인도' 하고 사람들이 비싼 비행기를 타고 와서 기겁을 하고 태국으로 넘어 가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_-;; 

말은 저렇게 하지만 저도 문화적 충격에 뜨악 했던 사람중 한명입니다. 그럼에도 용케 한달을 살아남았습니다(?) 충격적이던 첫인상만으로 인도를 싫어 하게되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사진만 찍기가 미안해 얼른 찍고 가려다 보니 보다시피 사진이 좀 흔들렸습니다-_-;;

론리 플레닛 중에 'korea'가 보여서 한컷 찍어 보았습니다. 서양인들은 저걸 들고 한국을 오겠구나 생각하니 남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근데 위에 보이는 '라오스'와 한국의 책 두께가 비슷합니다. 세계 최빈국이라 불리는 라오스에 볼거리가 많은건지 아니면 한국에 지지리 볼거리가 없는건지, 어느쪽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에서 초코우유를 한잔 사먹었습니다. 역시 인도 스타일로 어찌나 와일드wild 하게 담아주는지 우유를 받아 들고는 이걸 마셔도 되는건가 5초간 고민한 곳입니다. 물론 우유는 맛있었고 화장실로 달려갈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전 겁많고 소심한 여행자였습니다-_-

난생 처음한 배낭여행, 거기다 난이도가 높은 인도를 선택했던터라 여행초반의 제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민망합니다. 말도 제대로 안통하는 곳이니 얌전해져야 하니까요-_-;;; 소극적이 될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도의 공중전화(?). 사용한 시간만큼 요금을 정산합니다. 사장님이 저렇게 앞에서 보고 있으면 긴장되는데;;;

이제 버스를 타면 이곳과도 안녕입니다. 

정말 가기 싫네요;;;; 

아~ 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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