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도] 10. 델리, 자나깨나 사기꾼 조심-_-

단발머리를한남자 2016. 9. 26. 09:00

릭샤를 잡기 위해 버스터미널을 나섰습니다. 호객꾼들을 겨우겨우 피하면서 전진하는데 어쩌다 보니 택시 기사란 사람과 흥정. 릭샤보단 택시가 났겠지 생각하고 택시를 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택시는 여러명이 함께 탑승 가능한 승합차더군요. 얼마후 출발을 했고 합승을 하기위해 몇번을 멈추었고 몇명을 더 태웠습니다. 

그런데 가이드북에 의하면 인도의 국적기 '에어인디아' 사무소는 뉴델리의 중심가인 코넛플레이스에 있는걸로 아는데 이상하게 택시는 중심가에서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점점 길도 좁아지고 골목골목을 해쳐 나가기도 하는것이 심드렁해지더군요;;;. 

길이 막히니까 지름길로 가나보다 하고 좋게좋게 생각했는데...이게 알고 봤더니 조금(?) 문제가 있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완전히 해가 뜨기 전이라 아직 어둑어둑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은 '사기꾼' 이었습니다. 인도에 와서 지금까지 몇번 속아 본적 있는 장난섞인 그런 사기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진짜배기(?) 사기꾼들 말이죠. 네, 제가 잘못 걸린거죠-.,-;;;;



에어 인디아로 가자고 해서 알겠다고 하더니 저를 내려 놓은 곳은 에어인디아 항공권을 취급하는 '여행사'였습니다. 

어의가 없었지만 좋게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예약된 항공권의 일정을 수정하고 예약확인만 하면 됩니다. 그정도는 이 곳에서도 가능할테니 말이죠. 결국 여행사로 들어가서 항공권을 보여주고 저의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언제나 인도인들이 그렇듯 "노 플라블럼"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군요. 


"수수료가 필요해" 여행사 직원이 어딘가로 전화를 하고 난후 저에게 말했습니다. 여행사에서 일을 대신 처리하는 것이니 수수료가 있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좀 아까운 감이 있었지만 어쩔수 없죠. 여행사 직원에게 돈을 건냈습니다. 이 직원은 제 돈과  항공권을 들고 여행사 사무실을 나간뒤 약 10분뒤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일처리가 생각보다 빠르네요.

오 이런, 그렇게는 안된다고 합니다. 

예약인원이 꽉차서 일정변경이 안된다고 하는군요. 뭐 할수 없죠. 아쉽긴 하지만 절박한건 아니었으니 일정 수정은 없던 일로 하고 애초의 계획대로 여행을 하고 돌아가면 되는거라 스스로를 타일렀습니다. 

결국 제 비행기티켓과 수수료로 건넸던 돈을 다시 돌려 받았습니다.

어??? 그런데 돌려 받은 돈의 금액이 이상했습니다. 제가 건냈던 돈의 50%밖에 안됩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여행사 직원에게 제가 건냈던 돈의 액수를 다시 말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일을 처리하면서 수수료가 발생해 그것만큼을 공제하고 주는 거라고 말합니다. (순간 찬바람이 쌔앵....3초간 얼음-_-;;;; ) 


처음엔 제가 이 여행사 직원의 말을 잘못 알아 들었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영어가 부족 하다보니 중간에 오해가 있을거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메모지까지 꺼내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 동일. 헐...;;;; 


뭐가 잘못된거지;;; 순간 이 상황이 정리가 안되었습니다. 머리속이 막 하얘지고;;;막 이상하고-.,-;;;

아침부터 택시를 잘못 탔던 일도 짜증났었지만 참았습니다. 수수료도 발생했지만 감수했습니다. 근데 일은 일 데로 꼬이고 돈은 돈 대로 날리다니. 그것도 제대로 일처리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돈을 못준다니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언성을 높였습니다. 

내 돈 받기 전엔 절대 못 간다고. 그랬더니 저 쪽에서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만 나가라고-_-;;;;;;;;;;;;;;;;;

뒤를 돌아봤더니 한패 인게 분명한 인도인 4명이 출입구를 막고 서 있었습니다. 잔뜩 인상까지 쓰고 말이죠-_- 그제서야 '내가 당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집부려 봐야 이들은 제 돈을 돌려줄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실랑이 하는 이 상황을 계속 끌고 갈수도 없었습니다. 입구를 막고선 인상파(?) 인도인 4명의 험상궂은 기운이 저를 압도 했기 때문입니다. 

아침부터 손 좀 봐줘야할 인간으로 제가 뽑히고 싶진 않았습니다-_-;; 머리를 쥐어짰습니다. 작전이 필요했습니다. 


내가 졌다. 받아 들이기로 했습니다. 돈을 포기 한다고. 그렇게 말하고 배낭을 챙겨 매고 돌아섰습니다. 그제서야 입구의 문이 열리더군요. 

소름끼쳤습니다. 

인상파 2명이 문옆에 나와서 멀어지는 저를 끝까지 노려 보더라고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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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일단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났으니 이제 '신고'를 할 차례입니다. 

여행사 사무소 바로 옆에 있는 가게에 대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들에게도 들릴수 있게 말이죠. 경찰서 번호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경찰'이란 단어가 들린걸까요. 제가 가는걸 지켜보던 인상파중 한명이 다가오더니 저에게 뭐라고 말을 걸어 왔습니다. 영어가 아니라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살기(?)가 느껴지는건 아니었습니다. '노 프라브럼' 그들이 하는것 처럼 저도 괜찮다고 웃으면서 아무일 아니니 신경쓰지 말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전화기를 들어올리며 가게 주인에게 경찰서 번호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시치미떼고 괜찮다고 말하면서 한쪽으로는 계속 경찰 번호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으름장을 놓던(?) 그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여행사 사무소로 돌아갔습니다. 잠시후 그가 돌아오더니 저에게 돈을 건넸습니다. 신기한건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하면서 말이죠. 


인도에선 사기꾼을 조심하란 말을 많이 듣습니다. 가이드북에도 사기꾼에 대한 경고문을 쉽게 볼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 역시 그런 문구를 보고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당하고 말았습니다-_-;;;  릭샤꾼이나 물건값을 속이는 사람을 조심하란줄 알았지 이런걸로(?) 당할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_-;; 

결과적으로는 별 문제없이 해결이 되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면서도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선 조심 또 조심입니다;;; 물론 그후 진짜 에어인디아에서 제대로 된 일처리를 할수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한판(?) 했더니 허기가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큰맘먹고(?) 코넛플레이스에 있는 피자헛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습니다. 이 여행을 할 당시에 저도 한국에서 피자헛에 잠깐 일을 했던 사람이라 프랜차이즈란게 정말 해외도 똑같은 모습일까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근데 정말 똑같더군요ㅋ

항공권 문제도 해결되었고 배도 부르고 오늘은 레드포트, 즉 붉은성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넓습니다. 역시 정리가 잘되어 있고요. 

시간의 영겁이 느껴지는 유적을 날것 그대로 보고 만질수 있다는건 놀랍습니다. 한국에서라면 들어가지 마시오란 팻말 천지 였을텐데...

중국을 비롯해 땅이 넓은 나라에서 만든 유적들을 보면 그 규모나 스케일이 장난이 아닙니다.

이 나무도 아우라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자리에 있었을까...

햇빛은 뜨거웠지만 그늘은 시원했습니다. 돌덩어리 바닥과 기둥은 차갑게 느껴질 정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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